몇년동안 완전히 잊고있다가 재개봉 소식을 접하고 보러갔다. 그래서 내용을 거의 기억을 못하는 상태에서 봐서인지 장면들을 보며 내용전개를 뒤늦게 떠올려가면서 봤다. 아, 그랬었지. 이렇게. 몇번 본 영화치곤 생각보다 생경하게 본셈.
리마스터링 감독판이라서 50여분 정도가 추가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별로 이질감은 못 느끼는것으로 봐서 그렇게 원작의 큰 흐름에서 크게 벗어날 정도로 중요한 부분이 추가된 것 같진 않다. 언젠가 DVD 나오겠지 뭐.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엔조가 저 아래가 훨씬 좋다고 하는 말이나 주인공의 마지막 선택을 이해할 수 있는 부류의 인간이지만 쟈크처럼 위로 올라오기 위해 그 이유를 찾아내야만 하는 정도의 인간은 아닌듯 하다. 난 이 '세상'에서 살아갈 수 있을정도로는 속되다.
고타마 싯다르타도 첫 아이가 태어나던 날 출가했다고 하지. 주인공의 선택도 그러하고. 남자에게 가정을 만든다는 건 여러가지를 의미한다. 결국은 세상에 뿌리내린다는 것.(보다 엄밀히는 세상의 '방식'에)
그랑블루를 예전에 봤을때는 주인공이 감독을 상징한다고 봤었는데 다시보니 꼭 그렇지도 않더라. 엔조도 쟈크도 모두 감독 스스로를 드러내는듯.
뤽 베송은 주인공이 결국 바다아래를 선택하는 이 영화를 내놓은 후에 마틸다가 죽은 레옹이 남긴 화분을 비로소 대지에 뿌리내리게하는 '레옹'을 찍는다. 그리고 그는 몇년후, '택시'를 찍기 시작한다. 학부 1학년 때 듣던 어느 기초교양수업에서 뤽베송의 궤적을, 어느 강사선생님은 이렇게 정리해주시더라.
(201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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