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하자면, 진로를 고민중이다. 주변에 공식적으로 공언된 바와는 달리. 무얼 벌어먹으며 살까를 중점으로 삼을지, 혹은 다른 방향의 삶을 모색할지. 전자는 보다 명확하고 순탄해보이되 무언가 허무할까? 후자는 지고의 유의미성은 획득하겠으나 당장 힘들것이다. 그리고 후자의 경우, 내가 그것을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견뎌낼 수 있을지 확신이 안 서고. 전자에서 자리잡는다면(그것이 현재 내가 처한 신체적 한계와 부합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지만) 삶에 처한 여러 문제가 한번에 해결될 수 있다.

(내 학부전공은 돈을 많이 버는 데에 도움이 될만한 전공이다. 그리고 그 돈을 많이 벎에 최종적으로 진입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들을 해대는 공간. 하지만, 물질적 필요만 '충분히' 만족시키고자 한다면 길은 얼마든지 있었는지를 이제서야 알았다. 사실 난 그런 돈벌이와 관련된 문제에서 세상의 평판 따위에 신경쓸 단계는 이미 예전에 지났다.-아마도, 그정도는 내가 성장한거겠지. 어찌 판단하든 내가 나 스스로만 가지고 판단하리. 10여년전에 했던 비주체적 선택-사회적으로는 대단히 보편적이었던-이 얼마나 내 삶에 비극적이었는지.)

하지만 그 말은 참 위로가 되었다. "그 나이대면 아직 ㅇㅇ대생으로는 늦은게 아니에요. 너무 조급하게 굴때가 아니에요." 그자가 나와 같은 학부 전공이었다는 사실이 그 말에 강한 설득력을 더해주었다. 학교를 떠난 이후 나는 처음으로 위로받았다. 

Posted by 간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