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글을 뭘 쓸까 생각 중이다.
홍콩의 화양연화는 원래의 구상대로면 5편으로 끝날 거 같고.
맨 처음의 계획으로는 꽤 긴 글 하나로 쓸 생각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위대한 텍스트는 무한히 해석이 가능하다.
아무 해석이나 가능하다는 뜻이 아니라, 타당한 해석만으로도 그 텍스트에 대한 수많은 글들이 나올 수 있다.
익히 들어본, 그러나 아무도 쉬이 읽지는 않는 불멸의 고전들을 떠올리면 될거다. 글 하나, 책 하나가 얼마나 무수한 다른 글들을 낳았는가.
이런 기준에서라면 나는 화양연화라는 영화도 위대한 텍스트라 할만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위대한 영화가 그러하듯이.
화양연화로 글을 쓰라고 하면, 백편이든 천편이든 쓸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브루스 웨인의 다크나이트'다. 다크나이트 시리즈 전체를 배트맨이 아닌, 인간이자 시민인 브루스 웨인의 관점에서 총체적으로 재구성하는 글이 될 것 같다.
다른 하나는 '제이슨 본' 시리즈를 다룰까 한다. 본 아이덴티티, 본 슈프리머시, 본 얼티메이텀 3부작. 부가적으로는 최근작인 '제이슨 본'까지 언급하려 한다.
이건 7~8년 전 쯤에 써놓은게 있다. 다만 그 당시의 나로서는 그렇게 현학적으로밖에 글을 쓸 수 없었을 것이다. 그걸 그대로 날 것으로 올리기엔 너무 빡센 글이다. 이제 나는 더 이상 그렇지 않다. 초안도 있으니, 쉽게 풀어서 다시 여러 편으로 나누어 써볼 수 있을 거다.
그런데, 둘 중 어느 걸 쓰든 간에 글 자체가 만만하진 않을거 같다. 어찌되었거나 인문/철학 얘기랑 같이 하게 될테니까.
홍콩의 화양연화 번외편은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재밌게 찰지게 쓸 수 있을까를 고민하다 나온 글이다. 반응이 좋다면, 다크나이트를 쓰든 제이슨 본을 쓰든 그런식으로 어떻게든 더 웃기고 찰지게 쓰려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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